자취생B

[읽는중] 평일도 인생이니까 본문

[읽는중] 평일도 인생이니까

page_____ 2021. 12. 21. 20:21
728x90
반응형

 

 

인생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은 후로

오늘만 사는 '맥덕'이 되기로 다짐했다.

 

열심을 덜어 낸 자리에서 자주 물었다. 애매한 재능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무난하고 야망 없는 사람으로 살아도 되는 걸까? 좋아하는 일을 해 도 괴로운 건 왜일까? 그러지 않으려고 애쓴느데도 왜 자꾸 남의 삶이 부러워질까? 

 

사는 일이 어려워 누구라도 붙잡고 얘기 나누고 싶은데 그럴 수 없을 때마다 글을 썼다.

 

 

어마야, 니 스트레스를 왜 받나. 그거 안 받을라 하믄 안 받제.

 

 

하지만 그러기에 나는 너무 야망 없는 인간이다. 야망이라는 말만 들어도 피곤해진다. ... 경쟁은 질색이라 술자리 게임이나 내기도 싫어한다. 이기려고 눈치보고 졌다고 아까워하기보다 그냥 별것 아닌 얘끼나 나누고 싶다. 바쁜 것도 별로다. 앉아서 일하는데도 마음이 전력 질주를 한 것처럼 숨찬 기분이 드는 게 싫다. 

/ 계획 세우는 거 엄청 좋아하고, 도전! 이라고 하기엔 거창하고 흥미 가는 거 시도 좋아하는데

위 내용 공감도 간다

 

 

27쪽

이 와중에 야망의 시대를 무사히 건너기 위한 아주 단순한 방법을 발견했는데, 바로 지금을 호시절이라 여기는 것이다. 호시절이란 무엇인가. 삶의 낙이 있는 게 호시절이다. 야망 없는 이들이 그럭저럭 살아가기 위해선 가끔 삶의 의욕이 샘솟는 순간이 필요하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날씨 좋은 어느 날 노천 테이블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갑자기 삶에 대한 의지가 불끈 솟곤 한다. 딱 그런 정도다.

 "이렇게 맛있는 맥주를 마시려면 역시 열심히 일해야겠어!"

그 정도의 '열심히'가 좋다. 그 정도의 열심히는 실천도 할 수 있고 기분도 좋으니까. "이 맛에 산다" 하는 순간이 아마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각자의 스몰 픽처.

한 번 사는 인생 그렇게 살아선 안 된다고 말하는 이들은 대체로 야망가였다.

 

자, 그럼 각자의 길을 갑시다.

 

 

 

 

 

심심하고 차분한 단편영화 속 주인공처럼 살고 싶었다. 유리병 속 보리차처럼 정갈한 일상. 

 

지금의 내 인생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지금이 나의 최선이란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 때, 지금을 해결하기보다 쉽게 과거를 후회하는 쪽으로 빠지곤 한다. 

 

가지 않은 길을 생각하고 어디 먼 데를 바라보는 대신 내 발밑을, 나를 둘러싼 반경 5미터 안의 세계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사람이. 

 

동시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야 나의 콤플렉스로 남들을 괴롭히지 않을 테니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한수희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은 아직 안 온...게 아니라 안 온다. 당연하다. 그런 건 없으니까.

Today is better than tomorrow.

 

구운 표고버섯 + 소금 넣은 참기름

 

그들은 일상과 비 일상을 나누어 어느 한 쪽을 홀대하는 대신 지금 머무는 곳에서도 삶이 계속 이어진다는 걸 안다. 그런 마음으로 숙소의 미니 테이블에 꽂아 둘 꽃을 사고, 내 식대로 물건을 재배치하고, 비로소 이곳에서 '살아 볼' 준비를 하는 건지도.

 

그림 속 좌식 탁자 위에는 작은 캔들과 수첩, 펜과 연필 등이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책상 앞 벽면엔 두 장의 엽서가 나란히 붙어 있었다. 자리의 주인은 아마도 이 분위기를 닮아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냥 좋아지는 것은 없다. 무엇이든 관심을 가져야 좋아진다. 그게 방이든, 일상이든, 삶이든.

 

우리의 하루에도 기억할 만한 순간은 늘 있었을 것이다. 바쁜 우리가 그것을 만나고도 스쳐 지났을 뿐.

하루 5줄 5년 일기

 

인생을 굴러가게 만드는 건 근심이 아니라 배짱임을 믿으며 산다.

어쩌면 이번엔 배짱을 선택해서 뻑뻑한 바퀴 같던 내 인생이 한 바퀴쯤 구른 것인지도 몰랐다. 내내 무기력에 빠져 있었다면 알지 못했을 행복이었다.

 

테라스가 있는 집

 

무언가를 계속 좋아한다고 말하면, 삶이 점점 그리로 가까워진다는 것.

 

/ 지금 우리 동네에서 내가 당장 이사를 간다면 꼭 들르고 싶은 곳이 어디일까.

  맛있는 수수한 두부집. 코로나로 총 3일 밖에 가보지 못한 체육센터.

  리모델링한 예쁜 동네 도서관. 붙임성이 너무 좋으셔서 약간은 부담스러운 치킨집.

  네 군데 밖에 없나,,, 2년 산 거 치고 너무 적다.

  + 뻥튀기 가게.

 

그렇다면 새로 살게 될 동네에서는 달력에 매일 X 표시를 하는 기분으로 살고 싶어졌다. 3년짜리 계약서를 썼으므로, 이제 새 집에서 보낼 시간은 1,000일 정도 될 것이다. 그 시간 동안 행복해야지.

 

/ 그러고보니 나는 이제 1,400일 정도 여기 더 머물겠네.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

 

<모네의 정원에서> 크리스티나 비외르크

 

많은 책을 읽는 것보다 이미 읽은 책을 한 번 더 읽는 시간. 여러 곳에 가는 것보다 한 장소에 제대로 머무르는 일. 거기 좋았잖아, 또 가 보자, 말할 수 있는 순간이 좋다. 다시 가서 다시 좋아하는 일이 좋다. 읽었던 책을 처음부터 다시 읽으며 다른 곳에 밑줄을 긋고, 이전엔 발견하지 못했던 문장을 발견하는 일이 좋다. P.159

 

김연수 작가는 평생 가장 좋아하는 책 백 권을 업데이트 한 다음, 일흔이 넘어서는 그 책들만 반복해서 읽다가 죽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 재밌는 생각이네.

 

8월의 끝자락에 들어서고부터는 조금씩 식은 바람이 불어온다. 뭐랄까, 인생을 낙관하게 만드는 바람이다.

알맞은 시절.

분명 첫 마디부터 염소 소리를 내다가 내 목에서 염소 소리가 난다는 데 스스로 당황해 더 염소 목소리를 내고 말 거다. 그러고 나면 염소 대환장 파티...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해."

그냥 살아도 된다.

우리가 끈기가 좀 없었으면 좋겠다. 부당하게 힘든 것을 참고 견디는 것, 몸과 마음을 망가뜨리면서까지 스스로를 소진하는 것을 끈기라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신 어디 갖다 붙여도 괜찮을 만큼 접착성이 약한 존재들이면 좋겠다.

줄 하나 잘못 그었다고 노트를 통째로 버리고 싶어지던 어린 시절을 보내지 않았을 텐데. 나는 왜 삐뚤어진 그 한 줄이 내 노트를 다 망쳤다고 생각했을까?
/ 비슷한 경험이 있어 놀랍다. 내 다이어리를 쓰는데, 내가 예쁘게 적으려고 애써 쓴 글자보다, 친구가 대신 써준 삐뚤빼뚤한 글자가 더 마음에 들었다. 결국 그 강박은 좀 더 자라서 내가 스스로 털어버리고 나서야 없어졌다. 

거기 담긴 한 사람의 오랜 시간과 해묵은 초조함과 그럼에도 여전히 만드는 일을 놓지 못하는 마음을 전혀 보지 않는 말들.
 재능이나 성공 같은 건 생각보다 중요한 게 아닐지 모른다. 이런 건 나도 하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결코 하지 않는 일을, 누군가는 하고 있다는 게 중요할 뿐이다.

/ 글의 길이가 어느정도인지 궁금하다. 전체를 필사해봐야겠다.

 

어떤 하루를 살지 선택권은 늘 자신한테 있다는 말. 알면서도 참 잘 안 된다. 

 

/ 환승연애에서도 그렇고, 지금 가지고 있는 것보다 좀 선명하게 나오는 폴라로이드 하나 구비하고 싶다.

 

누군가의 어떤 점이 부럽다는 건, 내겐 없는 무언가를 '결핍'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그 부분을 조금이라도 채울 수 있는 행동을 하는 게 낫다. ... 진짜 어른은 나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 내 이야기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일 것이다. 

 

그냥 좀 서투르고 별로인 나를 보여 주어도 되었을텐데.

 

'나의 사정'은 그런 이유로 감추며 사는 우리가 다른 이에겐 그런 사정 같은 게 없으리라고 생각해 버린다는 것이다. 내가 감추었듯, 그들 역시 감추어서 보이지 않는 것뿐일 텐데도. 

 

외로운 우리가 조금 덜 외로워지는 방법이 있다면, 그건 상대도 나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잊지 않는 일일 것이다.

 

마음을 궁금해하는 사람

 

하지만 남들하고 비슷한 나이에 최대한 비슷한 성취를 이루면서 살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인생은 같은 트랙을 달려 결승점 리본을 누가 먼저 끊고 들어가느냐의 문제가 아닌데. 각자의 길을 걸으면서 그 길에서 무얼 겪고 보았느냐가 자기만의 인생을 만드는 건데. 우리는 결국 모두, 다른 곳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 P. 243

그냥 내 나이.

 

저 좋은 나이에 좋은 줄 몰랐던 나. 별거 아닌 일에 상처받던 나. 뭔가를 이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며, 다른 사람과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느라 에너지를 소모하던 나. 모든 후회는 원래 늦게 오기 마련이지만, 20대를 돌아보면 특히 그렇다. 그러지 않았어도 될 일만 보인다. ... 지금 이 순간도 조금만 지나 돌아보면 "좋은 때"가 되겠지.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만으로 어떤 순간들은 그렇게 된다. 

... 물론 쉽진 않다. 쉽지 않으므로 자꾸 생각한다.

 

이제 와 종종 그 여행을 떠올리면, 잊지 못할 것 같던 아름다운 풍경이나 내게 좋은 시간을 선물해 주었던 다정한 사람들보다도 이상하게 외로웠던 기분이 먼저 생각난다. 

충분히 외로웠고, 충분히 자유로웠다. ... , 나하고 있는 시간도 귀하게 써야 한다는 걸 배웠다. 외로웠지만 한편으로는 외로웠으므로 '나의 이 외로움을 소중히 여겨야지' 생각했다. 사람은 그렇게 혼자와 함께 사이를 건강하게 가로지를 수 있어야 한다는 걸 배웠다.

 

 

/ 적어놓고 싶은 문장들이 많아서 책장을 넘기기 힘들었다.

  드물게, 와닿는 부분이 많은 책은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책이 그렇다.

  사서 밑줄 여기저기 쳐놓고 읽고 또 읽고 싶다. 

  ...

  후. 앞 부분 몇 개 글 빼고, 뒤는 다 읽었다. 이제 자야지.

 

 

 

 

평일도 인생이니까:주말만 기다리지 않는 삶을 위해 | 김신지 에세이

COUPANG

www.coupang.com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반응형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탈코일기 2  (0) 2021.12.22
[읽는중] 이제는 오해하면 그대로 둔다  (0) 2021.12.22
...  (0) 2021.12.21
[읽는중] 뭐든 다 배달합니다  (0) 2021.12.21
탈코일기 1  (0) 2021.12.21